10년이란 시간 속에 만난 특별한 4마리 고양이
《부농코 말랑젤리》에는 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을 입양하고 돌보는 작가의 체험담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10년 전(작품 시점으로는 9년 전) 작가 스스로도 반려 동물에 대한 개념 자체가 낯설었다고 인정할 만큼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 만났던 여름이, 불의의 사고로 어미를 잃고 아파트 지하실에서 울고 있던 겨울이, 아파트 주변 길고양이들을 돌보다가 만나게 된 해님이와 달님이…. 두 마리는 집에서 살게 되고, 두 마리는 집 앞 고양이가 돼서 작가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 처음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반대하던 부모님도 점차 마음을 열어가고, 어머니는 캣맘 활동을 하면서 길고양이와의 공존을 위해 동대표가 될 정도로 작가와 4마리 고양이의 묘연(猫緣)은 계속 진행 중이다.
《부농코 말랑젤리》는 4마리 고양이와의 묘연(猫緣)에 그치지 않고, 우리 주변에 늘 보이는 길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따뜻하면서 귀여운 그림체로 이야기 하고 있다. 다만, 그림체 때문에 따뜻한 일상의 이야기만 나열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로드킬 당한 동료 고양이의 체취와 모습을 잊지 못하는 알록이, 부상을 당한 어미가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 자기 새끼들의 배고픔을 해결하게 하는 장면 등을 통해 과연 감정이 꼭 인간에게만 있는 것인지에 대한 자문을 하게끔 만든다. 일부러 인간과 같다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하루하루 사는 모습을 묘사한 것을 보노라면 희로애락의 감정이 꼭 인간이란 종족의 특혜라고 여기진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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